프랑스구르메 “팬데믹, 소기업에게 기회 되기도”

로무알드 피에터스 프랑스구르메 공동창업자 겸 대표가 꼬레아페르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이커머스 분야의 빠른 발전이 소규모 생산업체에게 뜻밖의 기회인 동시에 큰 도전이라고 본다.

로무알드 피에터스 프랑스구르메 공동창업자 겸 대표가 꼬레아페르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이커머스 분야의 빠른 발전이 소규모 생산업체에게 뜻밖의 기회인 동시에 큰 도전이라고 본다.

 

프랑스구르메의 창립 배경과 이커머스로의 편입 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2013년 두 명의 공동창업자와 함께 수제 샤르퀴트리 생산업체 프랑스구르메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시장에 서 바로 성장 기회를 포착한 것이죠.

그렇지만 한국은 모든 것이 법적 지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곳이 기 때문에 여러 문제가 있었습니다. 샤르퀴트리 판매업체의 지위를 갖게 되면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할 수는 있지만 다른 유 통업체를 통해 판매할 수는 없습니다. 반면 제조업체의 지위를 선택

하면 판매를 위탁할 수 있습니다. 즉 유통업체가 대리점 역할을 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이커머스의 큰 잠재력을 고려해 이 두 선 택지 중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제조업체 지위 를 획득함으로써 더욱 다양한 유통 경로를 확보하 는 편을 택했습니다. 현재 6년째 이커머스를 활용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체 웹사이트를 통한 직 접 판매로 시작했고, 이후 다른 유통업체들을 통해

조금씩 판매 규모를 늘렸습니다. 3년 전 마켓컬리, 2년 전 쿠팡 진출에 이어 최근 네이버 스마트스토 어에 입점했습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나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배송 식품 등을 통한 기본 욕구 충족에 다시 집중하게 되면서 F&B 부문 매출이 66%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쿠팡, 마켓컬리, 네이버, 지마켓 등 기존 대형 업체들의 주도권이 강화되며, 물류·유통센터의 몸집이 더욱 거대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요기요, 쿠팡이츠, 배민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배달 주문량도 109%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음식점들이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위기는 또한 저희와 같은 소기업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온라인 유통업체와 협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온라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15%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2020년에는 온라인 유통업체를 통한 매출이 40% 성장한 덕분에 총 매출이 70% 증가했습니다. 자체몰 판매율과 이커머스 플랫폼 판매율이 각각 40%, 320% 증가하면서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고 새로운 인재도 채용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총 매출의 60%가 온라인 판매로 이루어지면서 안정적인 재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커머스 분야의 혁신은 이미 진행 중이었고 팬데믹 상황은 그 추세를 더 가속화했을 뿐입니다.

프랑스구르메는 어떤 유통 경로를 선호하며 자사의 이커머스 전략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있나요?


대형 온라인 유통 플랫폼 덕분에 판매 수익은 안정적이지만, 쿠팡처럼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약 40%에 달하는 높은 판매수수료율을 부담해야 합니다.


따라서 자체몰을 통한 직접 판매 비중을 늘리는 것이 저희의 새로운 목표가 되었습니다. 7월에는 한국 소비자에게 맞게 웹사이트를 대대적으로 개편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저희 플랫폼도 최소 4년마다 리뉴얼해야 합니다. 사업 초기에는 고객층의 80%가 프랑스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죠. 따라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샤르퀴트리 제품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제품 패키지 디자인에도 공을 들여야 합니다. 한국 웹사이트에서는 제품 하나를 살 때도 무려 다섯 페이지에 달하는 상세 설명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죠.


최근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도 입점했습니다. 네이버는 모든 종류의 상품 등록이 가능하면서 수수료도 10% 정도로 과하지 않고, 네이버페이라는 자체적인 결제 시스템과 멤버십 포인트 제도도 갖추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만 이용하는 추세입니다. 쉽고 간편하게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솔루션이니까요. 그렇지만 CJ택배나 롯데택배와 같은 서비스 대행업체를 통해 배송을 처리하는 건 기업의 몫입니다.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어려움이야 늘 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구르메를 올바르게 이끌 수 있는 건설적인 어려움이죠. 우선 저희는 소규모 생산업체로서 대형 유통업체들의 품질 기준을 따라야 했습니다. 쿠팡과 같은 플랫폼은 주기적으로 저희 공장에 감독관을 파견합니다. 내부에 온도 센서가 부착된 냉장차를 구비해야 하기도 했죠. 또한 냉장차 내부 온도를 5℃ 이하로 유지했다는 내용의 온도기록지를 배송할 때마다 제출해야 합니다.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은 생산에서부터 배송,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적용됩니다. 이러한 품질 규정은 점점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한 예로 2022년부터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1을 따라야 합니다. 세계 각국에서 적용하고 있는 HACCP은 식품 안전에 대한 모든 품질 문제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국제 위생관리 시스템이죠. 이에 따라 저희는 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품질 관리 전담 인력을 채용했습니다.


또 다른 도전 과제는 온라인 유통 경로 확대로 늘어난 신시장 수요에 부응하는 것이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전체 수요의 2/3밖에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양질의 제품을 충분히 생산하기까지 1년 반 이상이 걸렸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모두 해결된 지금, 프랑스구르메가 나아갈 다음 단계는 바로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같은 새로운 솔루션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한국인의 사고방식이 불과 십 년 사이 크게 변화한 것처럼 한국 역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프랑스구르메가 변화하는 한국 시장에 적응하기까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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